바통은 정해진 구역안에서 주고 받아야
릴레이는 육상 종목 가운데 유일한 단체 경기이다. 400m 육상 트랙을 4명이 바통(baton)을 주고받으며 달리는 릴레이와 단거리 주자가 100m를 4번 뛴 기록 중 어느 것이 더 빠를까? 또 400m 릴레이는 400m 주자가 혼자서 뛴 기록과는 어떤 차이가 날까?
정답은 400m 릴레이 세계 기록이 37초40(1992년 미국의 칼 루이스·마이크 매시·데니스 미첼)으로 가장 빠르다. 남자 100m 세계 기록(9초72)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가 세계 기록으로 100m를 4번 달린다고 해도 400m 릴레이 주자들보다 1초54 늦게 결승점을 끊게 된다. 남자 육상 400m 세계 기록(43초18) 보유자인 마이클 존슨은 릴레이팀보다 5초78이나 뒤지게 된다.
왜 그럴까. 릴레이에서는 2번째 주자부터는 달리는 상태에서 바통을 건네받고, 바통을 패스하는 순간에 양 주자가 팔을 뻗기 때문에 거리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팀 경주의 특성상 선수들의 심리적 흥분도가 높아지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된다.바통은 릴레이가 단체 경기임을 알려주는 상징물이다. 길이 30㎝, 둘레 12㎝의 바통은 보통 목재나 금속 등의 단단한 물질로 만들며, 둥글고 매끈한 바통의 속은 텅 비어있다. 바통 패스는 정해진 20m 구간의 ‘테이크 오버 존(take over zone)’에서 이뤄진다. 이 구역 밖에서 패스를 하거나 바통을 던져서 건네주면 실격 처리된다.
실격 여부를 따지는 기준은 ‘사람’이 아니라 ‘바통’이다. 바통을 받는 주자의 손에 처음 바통이 닿은 순간부터 주자의 손 안에 완전히 넘겨진 순간까지 바통이 테이크 오버 존을 벗어나면 안 된다. 릴레이 경기에선 ‘사람보다 바통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남자 400m 이외에 1600m 릴레이 기록(2분54초20)도 미국이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