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야기
- HOME
- 육상인 상식
- 오늘이야기
육상인 상식
인류 육상의 역사
모든 스포츠엔 '원시사냥의 흔적’이 녹아있다. 육상 수영 양궁 사격 승마 등이 그렇다. 먹잇감을 쫓다보면(달리기), 개울을 훌쩍 뛰어넘어야 하고(멀리뛰기, 장대높이뛰기), 강을 건너(수영, 카누, 카약), 돌(포환, 해머, 원반)을 던지거나 창 혹은 화살(양궁 사격)을 날려야한다. 그뿐인가. 때론 먹잇감과 드잡이(펜싱, 레슬링)를 벌여야하는 상황도 닥친다.
고대5종 경기(멀리뛰기, 원반던지기, 달리기, 창던지기, 레슬링)나 근대5종 경기(승마, 펜싱, 사격, 수영, 크로스컨트리)엔 원시사냥의 모든 과정이 들어있다. BC 8세기부터 실시됐던 고대종목이 1896년 근대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시대흐름에 맞게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달리기 대신 말을 타고(승마), 창이나 원반 대신 총(사격)으로 사냥을 하는 식이다.
육상은 ‘인간이 살기위해 몸부림을 쳤던 흔적’이다. 인간이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수 있게 되자, 하나의 스포츠로 남게 된 것이다. 그 시발점은 B.C. 776년부터 A.D.394년까지 1170년 동안이나 열렸던 고대올림픽이었다. 4년마다 열린 고대올림픽은 그리스 제우스신전에서 5일 동안 벌어졌다. 둘째 날 약 700m 길이의 U자 트랙경기장에서 달리기, 높이뛰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레슬링으로 구성된 5종경기가 열렸고, 셋째 날엔 5종 경기에 속하지 않는 모든 육상경기가 치러졌다. 마지막 날인 다섯째 날에도 완전무장을 한 남자선수들의 중거리경주가 벌어졌다. 현대판 킥복싱이라고 할 수 있는 판크라티온(복싱+레슬링) 같은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마라톤 경기는 없었다. 마라톤은 1876년 제1회 근대올림픽 때부터 처음 실시됐다.
고대올림픽(BC776~AD 394) 1170년 동안이나, 1896년 근대올림픽이후 오랫동안 구기종목은 단 한 종목도 없었다. 1924년 파리올림픽에 아이스하키 컬링 수구 럭비가 채택됐고, 축구는 1900년 파리올림픽부터 비로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여자축구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게다가 축구는 1932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때 한번 빠진 적도 있었다. 한마디로 고대올림픽 경기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단체경기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다. 공을 가지고 노는 구기종목은 단 하나도 없었다.
육상은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다. ‘달리고, 뛰고, 던지는’ 동작 없이 이뤄지는 스포츠는 거의 없다. 수영도 물 속이라는 환경만 다르지 기본은 육상동작으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Citius!(보다 빨리), Altius!(보다 높이), Fortius!(보다 힘차게)의 올림픽 모토도 결국은 육상의 정신과 똑같다.
고대올림픽에서 그리스사람들은 신체의 조화로운 발달, 육체미, 우아미 등을 추구했다. 달리기나 레슬링 선수 선발기준은 순발력이나 힘이 아니라 그가 속해 있는 계층이나 씨족이었다. 선수들은 모두 벌거벗은 채 참가했으며 피부에 기름을 발라 몸이 번들거렸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몸은 훈련으로 너무나 잘 단련돼 아테네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한마디로 몸짱이었던 것이다. 플라톤도 레슬링에서 여러 번 우승을 차지한 올림픽스타였다.
그리스여자들은 올림픽참가는 물론이고 관람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플라톤은 여성도 체육활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대올림픽경기 승자는 자신의 육체를 조각 작품으로 만들어 올림픽구역 내에 전시했다. 대단한 영예였다. 고향사람들은 올림픽 우승자를 평생 연금으로 부양하기까지 했다. 2위나 3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으며 기록도 전혀 없고 그저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았다.
오늘날 김나지온 이라는 말의 어원은 원래 ‘나체’라는 뜻이다. 원래는 청소년들이 옷을 벗고 경주를 하거나 승마 레슬링 복싱 투원반 등을 할 수 있는 넓은 운동장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독일에서 인문계고등학교를 김나지움이라고 부르는 이유 역시 여기에서 유래됐다.
1896년 제1회 근대아테네올림픽에서도 역시 단 하나의 구기종목도 없었다. 육상경기(투원반 창던지기 마라톤 등),레슬링, 수영, 펜싱, 역도, 사격, 자전거경주, 테니스, 체조, 줄타기 등이 있었을 뿐이다. 여성들은 1912년 참가가 허용됐다. 동계올림픽은 크로스컨트리와 활강스키의 인기에 발맞춰 1924년 최초로 열렸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금메달 숫자가 많은 종목이 육상이다. 무려 47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남자 24개 여자 23개 종목. 딱 하나 경보 50Km만 여자 종목이 없다. 장거리 경보는 여성들 신체에 무리라는 게 그 이유이다. 여성운동가들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여자경보 50km 허용을 주장한다. 84년 LA올림픽부터 채택된 여자마라톤도 그런 이유로 오랫동안 문을 닫았지만, 요즘 보면 아무 문제없다는 것이다. 멀지 않아 이 종목도 신설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수영은 여자 종목이 더 많다. 남자 22개 종목, 여자 24개 종목 총 46개 금메달이다. 여자종목엔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2개 종목(듀엣, 단체)이 더 있다. 경영 자유형부문에선 남자 1500m가 있지만 여자는 없다. 대신 여자는 800m가 있다.
올림픽 기본종목은 어디까지나 육상 수영 사격 레슬링 등이고, 구기종목은 양념에 지나지 않는다. 고양이의 힘은 점프력과 유연성 순발력에 있다. 고양이도 공놀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심심풀이로 하는 것이다.